💌부녀자들 in 첫 공간

2021. 2. 17.

💌부녀자들 in 첫 공간

In_첫 공간

🙋알립니다

☝ 2020.02.12 기준 104명의 구독자들이 부녀자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 지난호 피드백에 따라 구독, 수신거부, 피드백 링크를 하단에 추가하였습니다.

👌 발행방식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격주 수요일 오전 9시 👉 (변경)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콘텐츠의 분량과 가독성을 고려하여 매주 두 개의 콘텐츠로 여러분을 찾아가려 합니다!

🙆정정합니다

🙏 2020.02.03에 발송된 메일의 제목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부녀자들 in 첫 공간 (x) 👉 💌부녀자들 in_troduction (o)

이에 따라 이번 메일의 제목을 중복사용하여 혼란을 드리게 된 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오늘의 공간 미리보기

하나, <너도 알아야 하는> : 처음, 그 불안함에 대하여

"마냥 설레지만은 않았던 저의 처음을 함께한 공간, 그리고 노래를 소개합니다"

둘, <반짝이는 구석> : 홀로 혹은 함께, 유키🌷와 나눈 대화

"어떤 공간인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하는 공간인지 역시 중요해…"

레인🏄의 <너도 알아야하는> : 처음, 그 불안함에 대하여

여러분에게 “처음” 은 어떤 느낌을 가져다 주나요? 저는 “처음” 이라는 단어를 듣고있자면 어쩐지 서투르고, 불안하고, 외로운 기분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처음들은 설레기보단 두려웠던 것 같거든요. 무엇인가를 시작할 땐 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흐린 안개 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학창시절, 저는 학교와 학원에 늘 mp3를 챙겨 다녔습니다. 아주 커다랗고 무거웠던 아이팟 클래식은 당시에 꽤나 획기적이었던 160GB 라는 용량을 자랑했고, 집에 들릴때면 저는 좋아하는 가수들의 앨범을 잔뜩 담아 일주일동안 아껴 듣곤 했습니다.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잠깐이나마 저만의 공간이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제가 만들어낸 작은 공간에서, 저는 음악을 통해 스스로의 모든 처음들을 응원했던 것 같아요.

오늘은 그 기억을 더듬어 모든 것이 서투르고 불안했던 때, 저를 단단하게 지탱해준 노래 한 곡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이소라 5집의 수록곡, <순수의 시절> 입니다. 여전히 “어둡고 사납게 거친” 하늘 아래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실 모든 여러분들의 처음을 응원합니다.

<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font-style: italic; font-size: inherit;">문을 열어 저 어둡고 사납게 거친 하늘을 봐 </span></div><span style="font-style: italic;"><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color: rgb(97, 94, 93); font-size: inherit;">아무도 도울 수 없어 나 혼자 일어서야해</span></div><span style="color: rgb(97, 94, 93); font-size: inherit;"><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color: rgb(97, 94, 93); font-size: inherit;">지금보다 더 힘들고 불안한 삶의 표적들이 내게 다가와</span></div><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color: rgb(97, 94, 93); font-size: inherit;">잊지말아 이 푸르름의 날들을 </span></div></span></span>

<반짝이는 구석> : 홀로 혹은 함께,

유키🌷님과 나눈 대화

by. 트윙클🌱

첫 공간. 혼자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경험일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공간을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누군가와 공유하고 있죠. 이런 점에서 '자취방'은 익숙하지만 특이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공간과 그 안에서의 시간은 오롯이 홀로 갖게되니까요. 제가 오늘 소개할 유키님은 이러한 자취방의 매력, 그리고 특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분입니다. 유키님은 대학생이 되어 처음 가져본 '나의' 공간, 누군가와 공유하는 공간, 그리고 조금은 특이한 형태의 공간을 경험하셨다고 하는데요. 짧은 대화를 통해 당신의 공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먼저, 구독자 여러분께 간단한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스물 다섯이 된 대학원생 유키라고 합니다. 저는 이십년간 고향인 부산에서 살다 가 대학 진학과 함께 서울로 온 뒤 지금까지 서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몇 년 후에는 외국에 나가 유학을 하는 것이 꿈이에요.

🌱 꼭 유학길에 오르시길 응원할게요! 부산에서 서울로, 또 서울 안에서도 거주지를 바꾸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동안 거쳐온 공간들 중 본인의 ‘첫 공간’을 꼽아주신다면요?

🌷 제 ‘첫 공간’은 아무래도 첫 자취방인 것 같아요. 저는 갓 스무살이 되고 나서 일년동안 기숙사에 살았어요. 그리고 그 해 12월에 곧바로 기숙사를 나와 자취를 시작했어요. 부산 본가에서도 제 방은 있었지만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은 아니었기 때문에 첫 자취방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친구들을 불러서 밤새워 놀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누워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추억을 많이 쌓았어요.

(유키님의 첫 자취방 전경과 내부모습)

🌱 뭐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게 역시 자취의 가장 큰 매력인가봐요. 그럼 기숙사를 나온 것은 어떤 이유에서 였나요?

🌷 대부분의 기숙사가 그렇듯이 저희 학교 기숙사도 2인 1실로 운영되었습니다. 가족이 아닌, ‘일면식도 없고 무작위로 배정된’ 누군가와 좁은 공간을 나눠쓴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렇게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자취를 시작하니 너무 좋더라구요.

🌱 저도 기숙사에서 꽤 오래 살아봤는데 정말 공감이 가네요. 제가 살던 기숙사는 독특하게도 원룸형 기숙사였는데 잘 모르는 친구와 침대 구분도 없이 이불을 맞대고 어색하게 잠들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 맞아요. 아, 기숙사 이야기를 한 김에 하나 더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스웨덴으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도 기숙사를 썼는데요. 한국과는 또 다른 기숙사 구조가 인상깊었어요.

🌱 어떤 구조였을까요?

🌷 스웨덴에서 제가 살던 기숙사는 한 층에 방이 12개가 있고 각 방을 1인 1실로 사용했어요. 화장실은 각자 방 안에 있었고, 반면에 주방과 거실은 해당 층 입사생들이 공유하는 형태였습니다.

(스웨덴 기숙사 개인공간)

🌱 셰어하우스 형태와 비슷한 것 같네요. 살아보니 어떠셨나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요?

🌷 우선 사람들과 함께 요리하고 밥을 먹고, 거실에서 함께 놀면서 소통하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일반적인 기숙사에서라면 불가능했을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함께 할 사람들을 내가 정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어요. 싫어하는 사람과도 마주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요.

(스웨덴 기숙사 공용공간, 부엌)

🌱 그렇겠네요. 내가 밥을 먹는 시간에 누가 주방에 있을지 미리 알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떤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 ‘사람’을 많이 언급하시는 것 같아요.

🌷 맞아요. 저는 어떤 공간인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하는 공간인지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작위로 정해지는 룸메이트, 동생, 애인 등 여러 사람과 살아보며 내린 결론이에요.

🌱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혼자 사는 것과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호하시나요?

🌷 음…… 어려운 선택인데요. 괜찮은 사람과 산다는 전제가 있다면 저는 함께 사는 쪽을 선택할 것 같아요. 외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때로는 큰 위로가 되거든요. “이런게 사람사는 집이구나.” 할 때도 있어요.

(유키님의 현 거주공간)

🌱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해서 혼자 살아본 분들이라면 아마 불 꺼진 방의 외로움을 알고 계실 것 같네요. 아쉽지만 벌써 보내드려야 할 시간이네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유키님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거주공간은 어떤 모습일까요?

🌷 사실 저는 미래의 드림하우스를 자주 상상해봐서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아파트 한 동이 있다고 치면 각자의 집이 있고, 일층은 완전히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드는 거에요. 거기서 각종 모임을 가지는 등 생활공동체로서 기능하게끔 공간을 구성하는 거죠. 아 물론 입주민들은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로 꾸리면 좋을 것 같아요. 비혼 공동체라거나 퀴어 공동체 등 여러가지 카테고리가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