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녀자들 in '첫 공간'

2021. 2. 3.

부녀자들

In_troduction

우리의 처음 : 학교와 담, 그리고 바다

열여섯의 겨울, 엄격하고 차가웠던 학교에 첫걸음을 디뎠습니다. 반나절을 책상에 앉아 있는 것으로 모자라 기숙사에서 새벽이 가도록 공부해야 했던 곳이었어요. 모든 것이 줄 세워지던 세계 속에서 어쩔 땐 동떨어진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들려주시는 ‘몰라보게 예뻐져서 잘생긴 남자친구와 함께 꿈같은 대학 생활을 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는 그리 와닿지 않았죠. 날마다 닭장 같은 책상에 앉아있는 건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담을 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담을 넘어 다니던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그렇게 우리가 만났습니다.

담을 넘어 향한 곳은 바다였습니다. 엉덩이가 늘어진 체육복을 입고 걸어갈 수 있는 가장 너른 세상이 바로 그곳이었지요. 때로는 모래 위에 가만히 앉아 지친 마음에 울기도 하고, 시험이 끝난 날이면 돗자리 한 장을 펼쳐 우리만의 파티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부녀자들. 즉 부산 여자들이라는 귀여운 제목은 우리의 첫 공간이었던 바다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짓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공간의 가치에 대해 말할 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인가?" 혹은 "생산적인 공간인가?"라는 질문을 주로 합니다. 저에게는 친구들과 있는 공간, 혹은 친구들 그 자체가 최고의 공간이에요. 그들과 있을 때 가장 편안하면서도 가장 의욕적인 제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내가 아닌 우리로서 <부녀자들>의 시작을 알리려고 합니다.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인 "공간"을 바탕으로 말이죠. 앞으로 2주에 한 번 수요일마다 여러분의 메일함을 찾아갈게요.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지도록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당신의 공간을 채워드릴게요!

우리들을 소개합니다 🌴

하이바 💨

<스피릿 만큼은 제법 장인급>

나아가는 존재. 꿈은 세계 평화. 아프리카학을 공부하며 국제개발에 몸담고 싶은 대학생입니다. 달리기와 명상으로 스스로를 다스리려고 노력합니다. 가진 단점 중 하나는 생각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 죄다 뭉툭하고 멋없어 보이는 생각들뿐이지만 사포질 좀 하면 봐줄 만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리저리 갈고 닦인 이야기들을 한 달에 두 번 여러분에게 보내 드릴게요. <스피릿만큼은 제법 장인급>에서 만나요!

레인 🏄

<너도 알아야하는>

이제 ‘나만 알고 싶은’ 의 시대는 가고 ‘너도 알아야 하는’ 의 시대가 새롭게 찾아왔음을 알립니다. 소중하고 좋은 것들은 꽁꽁 숨겨 아껴 봐야 한다고 하잖아요. 죽었다 다시 깨어나도 절대 그렇게는 못 할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보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많은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너도 알아야 하는> 코너를 통해 저와 즐거움을 나눠보아요.

까마귀 🐚

<시네마리아>

뉴욕 헤럴드 트리뷴. ‘네 멋대로 해라’에서 진 세버그는 외쳤죠. 부녀자들. 이젠 제가 외치겠습니다. 왓챠피디아 상위 1%.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시네필. 영화 전공생이 카메라 뒤에서 영화 속 이야기를 전합니다.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영화 공간에 대한 제 생각을 <시네마리아_cinemarea> 코너에서 들려 드릴게요. 더 이상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트윙클 🌱

<반짝이는 구석>

평범한 사람은 없다고 믿습니다. 누구나 반짝이는 구석이 있기 마련이죠. 저는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눌 때 반짝이는 눈과 귀를 가졌답니다. 앞으로 이 반짝이는 눈과 귀로 열심히 이야기를 듣고, 전할 예정이에요. 인터뷰가 될 수도, 제가 만난 누군가에 대한 한편의 글이 될 수도 있어요. <반짝이는 구석>을 통해 여러분들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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