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헬스장 안녕하세요. 까마귀입니다. 이제는 선선하기보다는 쌀쌀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날씨가 되었네요. 다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의 부녀자들 글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TODAY'S PREVIEW 💭 트윙클의 <반짝이는 구석> : 아직도 “운동...... 하긴 해야겠지?” 라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또 혹시 아나요, 충동적으로 시작한 운동이 여러분의 삶을 바꿔놓을지요." 까마귀의 <시네마리아> : 비는 어쨌든 그쳐요 "나를 립반윙클의 신부처럼 멋지게 죽여주세요." 트윙클의 <반짝이는 구석> 아직도 “운동...... 하긴 해야겠지?” 라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여러분, 트윙클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운동을 좋아하시나요? 저로 말할 것 같으면 걷기만이 유일한 운동인 "프로빈둥러"랍니다. 그런 저도 최근에 필라테스 3개월권을 끊어 운동을 시작했는데요, 비록 아직 필라테스 3회차에 불과한 초보자이지만 운동을 하기 전과 후의 삶은 이미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퇴근 후에 쫓기듯이 밥을 먹고 누워서 세 네 시간을 그냥 보내던 일상은 운동과 가벼운 산책으로 풍요로워 졌습니다. 또, 운동을 하는 동안 내 몸에 집중하다 보니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무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는 습관도 조금씩 만들어가는 제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쯤되니 “왜 그동안 이 좋은 걸 안하고 있었지?” 라는 의문이 스스로에게 들었습니다. 해마다 달라지는(사라지는) 체력, 쑤시는 삭신, 그리고 먼저 운동을 시작한 주변인들의 권유를 애써
무시하면서까지 미룰 일이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은 그만큼 시작하는게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저에게도 운동 의지의
불씨가 되어줄 불쏘시개가 그동안 없었기에 늘 상상으로 운동하는 데에 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에게 불쏘시개가 되어준 웹툰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여러분, 혹시 앞의 장면들에 공감이 되지 않나요? 저도 몇 년 전 수능이 끝나고 야심차게 헬스장 이용권을 끊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달도 채 다니지 못하고 헬스를 그만뒀는데요, 당시에는 자각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헬스장 안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에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내 몸과 나의
운동 실력이 평가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스트레스만 더했지요. 네이버 웹툰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에서는 이와 같은 공감대 높은 장면이
많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헬스장에 쉽게 발걸음 하지 못하는 이유나 운동 초보들이 많이 하는 걱정들처럼
대부분의 여성들이 한 번 쯤 생각해봤을 만한 “운동 이야기”가
주로 나오다 보니, 웹툰을 정주행하면서 “저런 헬스장이 있으면, 나도 한 번 다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스쿼트나 버피테스트 같은 운동을 바르게 수행하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나와, 웹툰을 보면서 운동 의지가 드는 그 즉시 간단하게 따라 해보기도 좋았습니다. 물론 재미는 당연하고요. 혹시 여러분도
“운동을 정말 해야 하긴 하는데……” 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면, 일단 가볍게 이 웹툰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혹시 아나요, 웹툰을 보다가 밀려 드는 운동 욕구에 바로 헬스장에 등록할지도 모르지요. 또
혹시 아나요, 그렇게 충동적으로 시작한 운동이 여러분의 삶을 바꿀지도요. 까마귀의 <시네마리아> 비는 어쨌든 그쳐요 비가 막 그쳤을
때,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흡연 구역 아래에 누가 버렸을지 모를 젤리들이 쌓여 있었다. 빗물에 불어터진 젤리를 보며 지금 내 모습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불어터진
젤리보다도 못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S와 막 헤어졌을 때쯤 나는
내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었다. 살은
빠졌다가도 다시 찌는
것뿐이야. 스스로 말하다가도 죽을
때까지 밥을 먹지
않고 살 수
있어지길 빌었다. 그럼에도 내 폭식증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체중계에 0이 떴으면 좋겠어. 몇 달간 단식을
하며 내 위가
내 위를 먹고
있는 게 뭔지
깨달았다. 우로보로스처럼 꼬리를 먹는
뱀이 되어 버린 기분이었다. 스스로를
갉아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단식을 끝낸 날에 S가 먹고 싶다고 나열했던 음식을 꾸역꾸역 입으로 밀어 넣었다. 삼킨 음식을 하얀 변기에 다시 뱉어내며 S도 이렇게 돌아오길 빌었다. 나의 이별 극복 방법이었다. 위가 망가질 대로 망가져서 입 밖으로 내 장기들이 음식들과 함께 나와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진료 내내 내 눈을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리고 퉁명한 목소리로 위내시경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옆으로 돌아누워 카메라 호스를 삼켜 넣었다. 멈추지 않고 들어가는 호스를 보며 음식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삼킬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호스가 내 위를 가득 채웠을 때, 내 몸 어디에도 S는 남아있지 않다는 걸 제대로 깨달았다. 우리의 사랑은 이제 끝이 났구나. 호스가 내 입술을 스칠 때마다 속으로 되내였다. S가 나를 떠난 게 아니라 토니 타키타니의 부인처럼 죽은 거라고 생각하던 내가 죽을 차례였다.
의사는 진료 결과를 설명하며 내게 헬스를 권했다. 진료 기간 내내 눈을 마주치지 않던 의사가 처음으로 내 눈을 바라본 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헬스를 등록했다. 장발의 남자가 돈을 건네받았다. 그 순간에도 지나간 애인들을 떠올렸다. 병원이나 헬스장이나 내게 똑같은 의미를 가진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지나간 애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을 닮은 그 누구도 내 눈을 마주치지는 않는다.
헬스장에서 나눠준 옷을 입고 운동기구를 이것저것 살펴봤다. 투박한 운동기구들이 마치 미술관의 피조물처럼 건드려서는 안 되는 물건처럼 전시되어 있었다. 결국 제일 익숙한 러닝머신에 올랐다. 창밖으로 막 내리기 시작한 소나기가 보였다. 흡연 구역의 젤리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졌다. 불어터지다 못해 펑 터져버렸을까. 아니면 잠시 비가 그친 사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을까. 궁금했지만 다시 돌아가 확인해볼 정도는 아니었다. 5km 정도를 걸었을 때 개미들이 먹어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수로 눌러 켜진 러닝머신의 TV에서는 국화꽃을 수출하는 내용이 뉴스에서 나오고 있었다. 속도를 올려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다른 의미로 장기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역시 병원이나 헬스장은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두 곳 다 나를 살리려 하지만 나는 죽어가고 있다. 어쨌거나 두 곳 중 하나는 나를 살리는 데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의미 없는 응원을 하며 달렸다. 아무나 나를 살려주세요. 아니면 나를 립반윙클의 신부처럼 멋지게 죽여주세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지겠죠. 러닝머신의 속도 버튼을 멈추지 않고 누르며 생각했다. < 까마귀가 추천하는 오늘의 영화 >
<토니 타키타니 (2004) > < 립반윙클의 신부 (2016) > 💌 부녀자들의 피피드백 지난 주제에 보내주신 여러분의 피드백을 모아 보여드려요😇 하이바에게 온 피드백
💨 지금 통화중이야…킬포네요.
마음 담긴 맞장구 너무 웃겨요…저도 그런적 있어요,,^.^ 갑자기 성의 열정 불타올라,,,정말 영혼을 담아~ 마음을 담아~진심을 다해 열심 맞장구 쳤는데 노이즈캔슬 이어폰으로 통화중~이더라구요,,,
혼자 운동하는 제 표정과 열심 입모양을 들켰을거라 생각하니 넘 jjock팔렸답니다…^^ 아니 통화를 뭐 그렇게 생생하게 하냐며~
앞으로 이어폰으로 통화할때는-> [아닙니다🙅♀️.당신에게 말 거 는 것🤷♂️] 푯말 만들어서 머리에 씌워줘야
슬픈 불상사 방지 가능…
저는 지금 비대면 강의를 듣는중인데,,,잠옷을 입고하니 흐느적,,흐느적 제대로 집중이 안되더라고요,,,
저도 앞으론 모닝룩. 입고 조명색 바꾸고. 지금 바로 실행해보겠습니다. ^^
비가 주륵주륵한 아침에 부녀자들 읽으니깐 상쾌하고 기분 좋네요~오늘도 파이팅 하세유~~ 하이바의 피피드백 💨 사실 저 통화 중인 사람한테 말 거는 거 자주 한답니다 ^^ 택시 안에서도 아저씨한테 말대꾸 십 분 동안 해 드렸는데 갑자기 "어어 그래 그럼 거기서 봐~" 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때부터 창문 깨고 뛰어내리고 싶었어요...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자 님도 오늘 하루 파이팅하세요! 하이바와 까마귀에게 온 피드백
💨 하이바님의 일상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늘 ‘아 다 비슷하게 사는구나’하고 공감도 되고 위안이 되는 것같아요. 아직 인턴 경험이 없는 대학생인데 하이바님 글을 읽고 나도 왠지 이런 경험 할 것같단 생각이 훅! 드는 건 기분 탓이겠죠🤣? 까마귀님! 늘 까마귀님의 단편들을 애독해 왔는데 이번에는 리빙 포인트를 알려주셔서 뭔가 새롭고 즐겁게 읽었었습니다:) 저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은 아니지만 코로나로 인해 강제 사이버 강의를 수강 중이라 너무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는 강의 집중도를 위해 적어도 깨끗이 씻고 들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하이바와 까마귀의 피피드백 💨 하이바 : 역시 다들 비슷비슷하게 사나 봐요! 혹시 미래에 인턴을 하게 되신다면 실수하거나 모르는 게 있더라도 꿋꿋하고 씩씩하게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으시길 바랍니다 파이팅이에요 ^~^ 까마귀 :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요. 우리 모두 집에서도 활기차게 일해봐요! :-) 하이바에게 온 피드백
💨 평소에 뉴스레터를 잘 보고 있는 애독자입니다, 언제나 생각해 볼 만한 주제들을 선정해주시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휴학하는 동안 3개월 정도 헬스장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뉴스레터를 다 읽자마자 그 헬스장의 이름이 생각나 잠시 웃었네요,,ㅎㅎ 제가 다녔던 헬스장은 전국구로 체인점이 있는데, 바로 '헬스보이짐'입니다. 저는 헬스를 한 것은 아니고 여기서 필라테스 수업을 들었었는데 무려 필라테스는 '필라걸 스튜디오'입니다. 성차별적인 에피소드를 보니 문득 생각나 구구절절 적어보았네요,,ㅎㅎ 아무튼 앞으로도 열심히 구독하겠습니다! 파이팅,,,! 하이바의 피피드백 💨 헬스는 남성 운동, 필라테스는 여성 운동이라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사업장 이름을 정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네요 충격적입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 본인이 하고 싶은 운동을 사회의 시선과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혹시 남긴 피드백이 부녀자들 뉴스레터 답변란에 기재되지 않길 원하시나요? 그럴 땐, 피드백 마지막 줄에 꼭 비밀이라고 남겨주세요! 부녀자들 hellosilverrain@gmail.com 인스타그램 @bunyujas 수신거부 Unsubscri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