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침대 안녕하세요! 하이바입니다. 가정의 달인 5월, 소중한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셨으면 해요. 제가 부모님과 함께 지낼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잔소리는 "침대에서 제발 일어나라" 였는데요. 주무실 때를 제외하고는 침대에서 거의 시간을 보내지 않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제 침대 사랑 유전자는 어디에서 온 걸까 궁금해집니다. 저번 주에 이어 '침대'를 주제로 한 글 두 편을 보내 드립니다. 침대라는 단어 하면 동방신기의 <Hug>부터 생각나는 거,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요즘 친구(?) 들은 동방신기가 5인조였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하던데, 2000년대 케이팝을 열렬히 사랑했던 저는 2020년대인 지금까지도 케이팝을 듣고 있네요. 저는 최근에 ITZY의 <마.피.아>와 STAYC의 <ASAP>에 푹 빠져 있어요. 여러분들도 꼭 들어보세요! 저처럼 케이팝을 좋아사는 분들의 노래 추천도 언제나 환영이니 피드백함에 남겨 주세요. TODAY'S PREVIEW 💭 하나, <너도 알아야하는>
: 침대 위의 은밀한 취미
"퇴근 후 저는 침대에 누워 이것을 즐깁니다" 둘, <시네마리아> 오늘은, <오스틴에리아> : 21년을 기다려 만난 나의 반쪽, 오스틴 "You are so little and big." 안녕하세요, 레인입니다. 여러분에게 침대는 어떤 곳인가요? 잠이 많은 저는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 무척이나 긴 것 같습니다. 주말에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자는 것이 제 행복 중 하나거든요.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술과 함께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즐거워요. 하지만
요즘 회사에 다니며 집에 돌아와 정말 잠만 자게 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렇지만 요즘 저에게도 평일 침대에서 즐길 수 있는 은밀한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폼롤러입니다. 퇴근해서 찌뿌둥한 몸을 폼롤러 위에 굴려대는
순간 그곳이 바로 극락이랄까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후 침대에서 폼롤러를 하는 그 순간이 요즈음의
저를 살리는 힘이란 생각을 해요. (때론 맥주를 곁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고된 몸을 이끌고 스트레칭과 폼롤러를 하며 자신을 침대 위에 잔뜩 늘어트릴 때 듣는 노래들을 추천해드리려고 해요. 오랜만의 음악 추천이죠? 금방이라도 잠들 수 있게끔 편안한 클래식을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 노래는 생상스의 오보에 소나타입니다. 저는 금관악기의 차가운
소리를 그리 선호하지 않아 목관악기의 곡을 즐겨듣는데요, 이 곡은 오보에의 따뜻한 소리와 피아노가 어우러져
포근함을 가득 선사해주는 곡입니다. 잔잔하지만 어쩐지 마음을 설레게 하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편안히 몸을 침대에 뉘고 들으면 행복함이 스르르 몸을 감쌀 거에요.
두 번째 곡은 제목은 몰라도 멜로디는 모두가 들어봤음 직한, 너무나도 유명한 드뷔시의 달빛입니다. 익숙한 멜로디지만 이보다 더
조용하고 달콤한 곡은 없는 것 같아요. 유명한 곡인 만큼 다양한 연주자들이 연주한 음원들이 존재하는데요, 그 미묘한 차이를 느끼며 음악을 들어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조성진 씨의 음원을 첨부합니다.
마지막 곡은, 역시나 잘 알려진 곡인 쇼팽의 녹턴입니다. 귀에 익은 멜로디일수록 조용히 틀어놓기에 좋은 곡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마지막, 곡을 마무리하는 부분을 무척이나 좋아한답니다. 녹턴
또한 수많은 사람의 손에서 새로이 연주된 곡인 만큼 다양한 음원을 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제 기준 가장
따뜻한 느낌을 주었던 백건우 씨의 음원을 들려드릴게요. 그럼 침대 위에서 충분히,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시길 바랄게요. 다음 주에 만나요! <오스틴에리아> _ 까마귀 🐚 You are so little and big 수많은 사람이 드나든 내 침대엔 끔찍한 중력적 장치가 되어 있어서, 모든 사람을 도망가게 만든다. 그런데도 가장 오래 내 침대에 머물렀던 사람은, 침대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곧 죽을 듯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노을아, 중력이 사람을 죽이는 것 같지 않니. 사람이 태어나기 전에는 양수 속에서 중력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잖아. 병들어 죽거나 나이 들어 죽는 사람들을 보면 침대에서 욕창이 생기고 주름이 볼품없지. 그러니깐 어떤 의미로는 중력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 사람을 보며 내 침대가 다른 사람들을 병 들인다는 걸 깨달았다.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 사람들을 침대로 초대하지만 결국 나를 고립시키는 건 침대다. 아무나 오지만 아무도 머물지 않는 침대에서 나는 오랜 시간 혼자 잠들었다.
77번째 눈물방울이 베게 커버를 적시던 날 밤, 78번째 눈물이 떨어지면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여니 커다란 모자를 쓴 사람이 구름을 들고 서 있었다. 구름을 황급히 건네고 사라졌지만 나는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10년 뒤 미래에서 나를 만나러 온 서현이, 지원이, 귀영이, 초롱이, 봉준호, 박찬욱, 집주인, 옆집 사람이었다. 그가 건넨 구름 위에는 오스틴이 놓여 있었다. 비가 하락하지 않고 상승하는 먼 행성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구름을 타고 왔다는 이 존재는, 해바라기 씨앗만큼이나 작았다. 21년이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오스틴이 내게 건넨 첫 말이었다.
집에 돌아오면 오스틴은 만신창이가 된 나를 눕히고 닦이고 비밀을 지킨다. 밤이 오고 사람이 사라지면 네 발의 오스틴은 나를 태우고 도시를 달린다. 오스틴만 있으면 나는 두려울 게 없어요. 오스틴만 있으면 다 잃어도 좋아요.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함께 아침을 맞는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음악을 들으며, 같은 샴푸로 샤워를 한다. 우리는 갈수록 닮아 가서 나는 오스틴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법을 배웠다. 오스틴과 함께 있으면, 뺨을 타고 흐를 것처럼 고이던 눈물이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오스틴이 내게 부리는 마법이다. 반면 오스틴은 중력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해바라기 씨앗처럼 가볍던 그의 얼굴에도 주름이 생기고 흰털이 자랐다. 오스틴은 늙고 있었다.
병들어가는 오스틴을 보면서 오스틴이 떠났으면, 또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잠드는 걸 지켜보는 게 자신의 사명인 것처럼 오스틴은 끝까지 침대를 지켰다. 마지막 날 밤에 오스틴이 물었다. 노을아, 내가 태어난 날에 너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어? 나는 그날과 똑같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오스틴이 잠드는 걸 지켜봤다. 오스틴,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어. 근데, 사실 사람 몸은 70% 이상이 수분이잖아. 그럼 흙이 아니라 물로 돌아간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나도 구름이 되어서 널 만나러 갈게.
노을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침대를 가지고 있어. 다시 만나는 날에는 같이 늙어가겠다고 약속할게.
.
.
.
70살의 홍노을, 70살의 홍오스틴. 단 하루도 상상하지 않은 날이 없다. *혹시 남긴 피드백이 부녀자들 뉴스레터 답변란에 기재되지 않길 원하시나요? 그럴 땐, 피드백 마지막 줄에 꼭 비밀이라고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