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도로 여러분,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새로운 주제로 돌아온 부녀자들 입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영화를 보셨나요? 저 트윙클은 최근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아주 재미있게 봤답니다. 현란한 핸들링으로 거리를 질주하는 극 중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 가슴도 뻥 뚫리는 기분이더라고요. 화려한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께 이 영화 강추합니다! 혹시 눈치채셨나요? 앞으로 두 주간 다룰 주제는 바로 '도로'입니다.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을지 관심 많이 가져 주세요😍 그럼<부녀자들 in 도로> 시작합니다! TODAY'S PREVIEW 💭 하나, 트윙클🌱의 반짝이는 구석 : 운전 경력 30년, 베스트 드라이버 황후👓님을 소개합니다
둘, 까마귀🐚의 시네마리아 : 바다는 찾아가는 장소가 아니라 돌아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다다. 트윙클🌱의 반짝이는 구석 운전 경력 30년, 베스트 드라이버 황후👓님을 소개합니다.
어렸을 적 저는 매주 금요일 저녁에 퇴근한
엄마의 차를 타고 전국 방방곳곳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아무도 없는 심야 고속도로를 달릴 때면 쭉 뻗은
도로가 엄마와 나의 세상이 된 것 같았죠. 하루는 가로등도 없는 시골 고속도로를 어떻게 이리 거침없이
운전하냐고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는 대리 운전도 했던 사람에게 이정도는 대수롭지도 않다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저도 이제 성인이 되고, 주변에 운전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생기다 보니 그때 조수석에서 봤던 엄마의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차를 끌고 다니던 젊은 엄마의 모습은
과연 어땠을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소개가 너무 길었네요. 트윙클의 <반짝이는 구석>,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은 바로 제 어머니이자
자타공인 베스트 드라이버 황후👓님입니다. 약 20년 전 황후님과 트윙클 🌱 반갑습니다 황후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전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 제
첫째 딸이 세 네 살 때 쯤이니까 제가 한 서른 살 정도 되었을 때겠네요. 90년대 초반이요. 아이를 시댁에 맡기고 데려오고, 할 일이 많아지기도 하고 이제는 여자도
운전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운전이 남자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점점 더 사회활동을 하는 여자들이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 그런 생각은 사회적으로 만연한 생각이었나요? 아니면
본인이 보다 진보적이었던 것일까요? 👓 제가
뭐 앞선 생각을 했다기보다는 시대적인 흐름이 그랬던 것 같아요. 물론 여자가 운전하기는 위험한 세상이니
운전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죠. 대표적으로 제 남동생이 그랬고요. 남동생의 아내, 그러니까 제 올케는 그래서 면허도 없어요 지금까지.
저도
실제로 도로에서 “집에서 밥이나 하지 왜 나와서 민폐냐”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답니다. 같은 여자지만 여성 버스기사를 보면 ‘우와~’하고 속으로 감탄도 많이 했고요. 면허 시험장에 갔을 때도 남성이
대부분이었어요. 진짜 무서웠답니다. 🌱 고초가 많으셨네요...... 대리 운전을 하신 적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 마흔 두 살 즈음, 가정에 사정이 있어 생계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닥치는 대로 했어요. 그
중 하나가 대리운전이었죠. 사실 한거라고 말하기도 민망한게 아마 일주일도 안돼서 그만뒀을 거예요. 🌱 일주일만에요? 어떤 이유였나요? 👓 한마디로 “더러워서 안한다”, 이 마인드였죠.
술 취한 남자 손님들이 덥석 손을 잡더라고요. 소름이 끼치고 더러워서 그 즉시 퇴근하고
다음 날부터 나가지 않았어요. 며칠 일한 몫의 돈도 안받았어요. 그
뒤로 술취한 사람들 상대하는 일은 절대 안했죠. 🌱 도로에 나와 있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군요. 그렇다면 혹시 "나 이 정도까지 운전했다!" 하는 자랑거리가 있나요? 👓 아이들이 어릴
때는 정말 전국에 안 타본 고속도로가 없을 정도로 차를 몰았어요. 부산에서 용인 에버랜드까지 차로 다니기도
하고, 다니던 교회가 전북 김제에 있어 매주 주말마다 왕복 10시간씩
운전을 하기도 했답니다. 🌱 정말 많은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셨네요. 아직도 엄마 차를 얻어 타는 저로서는 존경스럽습니다. 방심했던 순간은 없나요? 👓 아이들과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였어요.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내가 운전 중이었던 거예요. 잠든 줄도 모르고 졸아버린 거죠. 정말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네요. 🌱 그 이외에 사고가 난 적은 없고요?
👓 사고를 당하면
당했지 낸 적은 정말 없었는데 근 1~2년 사이에 두 번이나 사고를 냈어요. 다행히 가벼운 접촉사고였지만요. 나이가 드니 집중력이 떨어지고 반응속도도
느려지는게 실감이 나더라고요. 제 나이가 지금 60인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면 면허를 꼭 반납하려고 해요. 그만두지 않더라도 70살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 30년 배테랑에게도 여전히 운전은 어려운 것 같네요. 제 또래의 운전을 막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 막 시작하는 초보들은
알아서 긴장하고 알아서 주의하니까 별로 할 말이 없고요, 운전경력 2~3년차
친구들에게는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때가 딱 방심하다가 사고내기 좋은 시기거든요. 항상 깜빡이 잘 켜고, 주변 잘 살피고, 그리고 운전할 때는 운전만 생각해라! 황후👓님과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가족을 인터뷰하니 괜히 긴장을 더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인터뷰를 해보니 누구보다 편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눴네요. 짧은 인터뷰였지만 엄마가 겪었던 도로는 정말 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달려온 당신의 삶이 더욱 멋져보이기도 하고요. 여러분도 혹시 운전을 하시나요? 그렇다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세요👂 얼렁뚱땅 초보 운전자의 썰, "어머 나 운전에 재능있네?" 느꼈던 순간, 혹은 면허를 따야겠다고 결심한 계기 등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저 트윙클처럼 아직 면허가 없으신 분들이라면 자신만의 드림카 이야기, 드라이브 로망도 환영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피드백의 문은 활짝 열려있어요. < 시네마리아 > _ 까마귀 🐚 천국보다 낯선 늦은 밤, S가 부른 N의 차에 오스틴과 올라타며 우리의 사이가 더 되돌릴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음을 직감했다. S는 진흙처럼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봉지에 곱게 옮겨 담아 앞자리에 태웠다. 어디로 가는지도 묻지 않고 S의 손에 몸을 맡긴다. S는 가루처럼 흩어진 나에게 물을 뿌리고 둥글게 뭉쳐서 형태를 만든다. 밥을 먹이고 연필을 쥐여주고 담배를 물려준다. S가 떠나면 다시 가루처럼 부서질 것만 같다.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만 S의 얼굴을 확인하게 된다. 뒷좌석에 앉은 S의 숨결이 느껴지면서도 괜히 뒤돌아서 S에게 실없는 말을 건넨다. 하지만 애초에 나를 가루로 만든 것도 S다.
자유로를 지나고 양화대교를 건너자 아무도 없는 도로가 나왔다. 나쁘지 않은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오스틴은 내 품에서 잠들었고, 라디오에서는 검정치마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새벽에 전화를 걸어도 이젠 아무도 받지 않는다. 뭔가를 시작할 때 월요일에 시작하듯, 오늘은 무엇이든 끝을 내는 일요일이다. 그냥 우리 이렇게 셋이 죽을까. 미친 소리 작작 해라. 그렇게 처음 보는 서해까지 달렸다. 절대 서로를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오스틴과 나는 바다와 나무가 있는 곳에서 자랐다. 바다는 찾아가는 장소가 아니라 돌아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다다. 익숙한 짠 내가 느껴지자, 오스틴과 나의 심장이 같은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도로의 오른편엔 밤하늘과 구별되지 않는 바다가 쉴새 없이 펼쳐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8개의 눈동자에 비친 바다가 어두운 도로에서 별처럼 빛났다. 태어나기를 이 차에서 태어나 이날까지 조수석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사람처럼, N이 옆에 있고 S가 뒤에 있는 이 자리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바다에 도착해서 S는 아무도 없는 바다에서 나체로 수영을 하고, N은 먼발치에서 우리를 지켜본다. 나와 오스틴은 물가에 처음 와본 사람처럼 조개를 줍고 모래 놀이를 하고 파도를 피했다. N은 먼발치에서 우리를 지켜보다가 오스틴이 다가오면 질문 없는 손길을 준다. 오스틴을 N에게 맡기고 바다에 들어갔다. 5월의 바다는 생각보다도 차가웠다. 파도가 넘실거릴 때마다 S의 얼굴이 부표처럼 떠올랐다. 괜히 S에게 말을 걸어본다. S야, 그 짐 자무쉬 영화 제목 뭐더라? 세 명이 바다에 가는 영화 있잖아! 딱 지금 상황 같은 거! 파도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지, S가 깊은 바다로 잠수해버렸다. 포기하고 몸을 돌려 나왔다. 잠깐이었지만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다. 축축한 발이 모래에 푹푹 꺼졌다. N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천국보다 낯선. 근데 나 팬티 잃어버렸어. 언제 걸어 나온 건지 모를 S가 나를 앞지르며 말했다. 나 바다랑 섹스했다! 아무도 없는 바다를 S가 나체로 뛰어다녔다. S가 제명에 죽을 확률이 다시 한번 하락했다. 모래사장에 아무렇게 주저앉아 라면을 먹으며 물었다.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이 같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끝에는 키스하거나 물 한 모금 주지 않고 가차 없이 내쫓아야 해? 핸드폰을 켜니 다른 사람들이 보낸 걱정들이 수십 개 도착해 있었다. 아니. 샤워를 끝마친 S가 내 가방에서 티셔츠를 아무렇지 않게 골라 입으며 말했다. 다 죽일까. S는 내가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 너무 잘 안다. 어떻게 죽일까. 라면을 내려놓고 N의 무릎에 기대 누웠다. 오스틴이 배 위에 올라와 앉았다. 영화 스위니 토드처럼 죽인 다음에 미트 파이로 만들어서 팔까? 간은 내가 볼게.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우리는 언제나 비슷한 말을 하기 때문에. 우정 너머에 사랑이 있는 게 아니라 사랑 너머에 우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밤새 앵무새처럼 서로의 말을 따라 하다가, 날이 밝으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S의 앞 그리고 N의 옆에 앉아 다시 도로에 오른다. 영원히 끊기지 않는 도로를 찾게 되길 바라면서 있는 힘껏 시동을 걸어본다. 🐚 까마귀가 추천하는 오늘의 영화 🐚 ![]() < 천국보다 낯선 (1984) > ![]() < 스위니 토드 (2007) > *혹시 남긴 피드백이 부녀자들 뉴스레터 답변란에 기재되지 않길 원하시나요? 그럴 땐, 피드백 마지막 줄에 꼭 비밀이라고 남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