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산 안녕하세요! 하이바입니다. 어느덧 열 번째 이메일을 여러분께 보내드리게 되었네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 조금 무섭기도 해요. 지난 10주 동안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주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주인데요. 바로 지난 10월부터 기다려 왔던 오버워치 리그가 이번 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에요. 저처럼 이스포츠 경기를 즐겨 보시는 분들은 피드백함에 응원하는 팀을 남겨 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팀이 보인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제 Tmi가 너무 길었나요? 제 얘기는 이쯤에서 하고, 오늘은 레인과 까마귀의 글로 여러분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끝까지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를 바라며 인사글을 마칠게요. 부녀자들 파이팅! 필라델피아 퓨전 파이팅! 첫 번째, 레인의 <너도 알아야 하는> "여러분도 이왕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 한번 올라 보시는 게 어떨까요?" 두 번째, 까마귀의 <시네마리아> : 문어 숙회와 브라우니 "가끔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ㅤ 안녕하세요, 레인입니다.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주제에 걸맞게 음악이나 영상이 아닌, ‘산’을 추천해드리려고 해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던 어린 시절부터
저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각종 운동을 즐기곤 했습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여러 산을 다녀오기도
했는데요, 정상에서 먹었던 도시락 때문인지 등산은 지금까지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로 올라와 학교생활과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예전만큼 산을 자주 다니지 못하게 됐어요. 그러다 작년 가을, 그것도 시험 기간에 정말 충동적으로 제주도 비행기표를
끊어 저는 과제를 한가득 안은 채로 한라산에 가게 되었습니다. 오직 등반을 위한 여행이었거든요. 당최 무슨 배짱이었는지 백록담으로 향할 수 있는 두 가지 코스 중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성판악 코스를 뒤로하고
저는 겁도 없이 관음사 코스를 택했고 덕분에 극악의 오르막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렇게
가파른 계단을 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고생 끝에 다다른 백록담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가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눈꽃이 피어있었고, 모든
것이 저의 발아래에 있는 기분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물론 왕복 8시간의
등반에 서울까지 조금 이상한 걸음으로 걸어오긴 했어요. 돌이켜보니 눈물을 조금 흘렸던 것 같기도…. 하지만 단언컨대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풍경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이왕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산 한번 올라 보시는 게 어떨까요? 백록담을 두 눈으로 담는 순간 여러분의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한 편의 기억이 만들어질 거라 장담할게요. ![]() 아름다웠던 눈꽃의 모습 ![]() 한라산 백록담 <시네마리아>_까마귀🐚 문어 숙회와 브라우니 머리에서 짠 내가 난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고 방학 내내 바다에 갔다. 나의 문어 선생을 찾기 위해서였다. 열을 세고 바다 안으로 머리를 넣으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코에서 방울방울 올라온다. 바위틈 사이에 괜히 손을 찔러본다. 미역만 한 더미 건졌다. 다시마 일지도 모른다.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아직 깨우치지 못했다. 한참 물놀이를 하면 카메라에 신호가 뜬다. 배터리가 다 되었다는 뜻이다. 카메라를 핑계 삼아 물가로 올라간다. 주머니에 들어 있는 고둥을 풀어준다. 괜히 잡아봤다. 먹고 싶은 생각은 없다. 바다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고둥을 데쳐 먹는 건 플라스틱을 데쳐 먹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별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피부만 푸석해졌다. 까맣던 머리는 갈색이 되었다. 바닷물에 색이 바랬기 때문이다. 바다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 간판이 가장 화려한 횟집에서 문어숙회를 사 먹었다. 죄책감에 몇 점 먹지 못했다. 삼 만 원이면 살 수 있는 문어를 한 달 동안 찾아 헤맸다는 사실이 웃겼다. 수족관에 남아있던 문어 한 마리를 사서 바다에 풀어줬다. 문어가 어딘가로 헤엄쳐 갔다. 문어 한 마리를 먹고 문어 한 마리를 풀어줬으니 나의 업은 상쇄 되었다. 가끔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저번 방학에는 산에 갔다. 영화 장산범을 봤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할머니에게 뛰어가 장산에 범이 사냐고 물었다. 엄마가 나이는 먹을 대로 먹은 게 쓸 때 없는 짓 벌이지 말라고 했다. 할머니는 아무렴 어떠하냐며 심심할 때 먹으라고 브라우니를 쥐여줬다. 할머니가 산에 갈 때 쓴다는 빛이 나오는 라디오도 줬다. 브라우니는 입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다 먹었다. 맛만 보려고 한입 먹은 게 달짝지근하고 촉촉해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산을 오르는 내내 심심했다. 할머니가 준 라디오는 조악하게 생겼다. 버튼만 많았다. 전원 버튼이라고 생각한 걸 누르니 라이트가 켜졌다. 아무 버튼이나 누르니 라이트가 꺼지고 라디오가 켜졌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가 나왔다. 심금을 울리는 트로트 메들리라고 했다. 하산하는 사람들을 거슬러 올라가며 괜히 왔다고 생각했다.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쯤 T가 보였다. 쭈그려 앉아 계곡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T가 오랫동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같이 바위틈에 있는 가재를 봤다. 가재를 30분 동안 보고 있으니 미칠 것 같았다. T가 가방에서 막걸리를 꺼내 건넸다. 아무 때나 걸터앉아 막걸리 한 병을 비웠다. 심금을 울린다는 트로트를 신나게 불렀다. 노래가 끝나니 T가 박수를 쳐줬다. 술에 취하니 담배가 피우고 싶었다. T에게 집에 간다고 말하고 산에서 내려왔다. 태어나서 먹어본 막걸리 중에 가장 맛있는 막걸리였다. 날이 밝으면 T에게 어디 막걸리인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T에게 산에 간다고 말했던가…. T가 장산범이라는 생각에 라이트를 켜고, 울면서 집까지 달려갔다. 집에 도착해서 생각해보니 인스타 스토리에 글을 올렸던 게 생각났다. 아, 맞다. 한강에 괴물은 없고 장산에 범은 살지 않지. 그래도 가끔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 까마귀가 추천하는 오늘의 영화와 브라우니 레시피 🐚 ![]() <나의 문어 선생님> (2020) ![]() 1. 다크 초콜릿과 무염버터를 녹인다. 2. 달걀을 풀고 갈색설탕과 바닐라익스트랙을 넣고 섞은 뒤 중탕한다. 3. 핸드믹서로 뽀얗게 거품이 올라올 때까지 섞고, 초콜릿 혼합물을 넣고 섞는다. 4. 중력분, 코코아파우더, 소금을 넣고 섞은 뒤, 버터를 겉에 바른다. 5. 170도 (180도 20분 예열) 오븐에서 25~30분 정도 굽고 식힌다. 잠깐✋ 피피드백 보고가세요👇 중고등학교는 돌아가고싶지도 않지만 대학생활과 대학원생활은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역시 인생은 버티는 자들의 것인가봐요. 다들 존버😀 트윙클🌱의 피피드백 인생은 버티는 자들의 것이라는 말...... 정말 공감합니다. 버티는 순간은 잔인하지만 언젠가 행복이 찾아올 거라는 희망이 있기에 하루하루를 지탱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까마귀
🐚 의 피피드백 기분 좋은 피드백 감사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날에는 언제든지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제 글을 읽는 분들이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할게요. :-) 까마귀님의 글은 글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함께 따뜻한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글 써주세요. 감사합니다. 넥타이 빠빠빠 ㅜㅜㅜㅜ미춌나요 너무 웃겨서 눈물나네요...
저는 러브 흑역사는 아닌데,,, 방송부에 너~~무 들어가고 싶어서 면접때 영어 '동요' 간드러지게 부르다가 삑사리 났던거 생각나네요,,,하지만 전 굴하지 않고 큼큼! 목을 가다듬고 다시 노래를 뽑았죠,,,^^ !! 그 면접 영상은 여전히 방송부 비디오장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거에요.
하지만 슬프게도~~ 그렇게 들어간 방송부는 똥군기 군단이었고,,,저는 한학기 후 방송부를 탈퇴했답니다~~ ^^ 룰루랄 하이바💨의 피피드백 헉 그냥 동요도 아니고 영어 동요를 부르셨다니. 어떤 노래를 부르셨을지 너무 궁금한걸요!! 제 빠빠빠의 현장은 녹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요. 방송부 탈퇴 후 들어간 다른 동아리에서는 행복한 시간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방송부는 초, 중, 고등학교 때 모두 군기가 셌던 동아리였던 것 같아요. 아직도 그럴까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