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한옥 안녕하세요 레인입니다. 봄과는 어울리지 않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날들이에요. 미세먼지가 자욱하다가도 가끔 맑은 하늘이 반겨주는 아침이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어요. 일 년에 몇 없는 이런 날씨. 집에서만 보내긴 아깝지 않으신가요? 부녀자들과 함께 한옥으로 떠나봅시다. 이번 주의 글들도 즐겁게 읽어주세요! TODAY'S PREVIEW 💭 하나, <너도 알아야 하는> : 고즈넉한 동네, 서촌으로 가요. 둘, 레인🏄의 <너도 알아야 하는> 고즈넉한 동네, 서촌으로 가요 안녕하세요, 레인입니다. 여러분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어디이신가요? 사람도 많고, 갈
곳도 많은 이 복잡한 도시에서 저는 가장 마음이 가는 딱 한 곳을 꼽으라면 “서촌”을 고를 것 같아요. 광화문 광장과 아름다운 경복궁을 볼 수 있고
게다가 국립 현대 미술관까지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는 이 매력적인 동네는 사시사철 다른 매력으로 저를 반겨주곤 합니다. 제가 서촌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아름다운 한옥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성큼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하여 오늘은 그런 한옥 중에서도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한옥 펍” 두 곳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기와 탭 룸>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1길 74-7 고즈넉함이 매력적인 한옥에서 맛있는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을지맥옥’ 이라는 꽤 규모가 큰 브루잉 컴퍼니가 운영하는 곳이라, 다양한 종류의 수제 크래프트 비어를 즐기실 수 있어요. 건물 내부 천장의 일부가 유리로 되어있어 낮과 밤 모두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밤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전시를 관람한 후, 아름다운 서촌 거리를 걸어 기와 탭룸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하는 코스 어떨까요? 2. <니코 키친>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10길 85-5 이곳은 굉장히 독특한 곳이에요. 무려 그리스 음식을 판매하는 한옥 펍입니다. 그리스 대사관 직원들의 단골집으로 알려진 이곳에선 한국에선 생소한 그리스 음식과, 그에 걸맞은 그리스 맥주를 즐기실 수 있어요. 그리스인 쉐프님이 직접 운영하시는 곳인 만큼 어떤 음식을 드시든 실패는 없을 것이라 단언합니다. 하나 추천드리고 싶은 것은 ‘Delphi(델피)’라는 그리스 맥주인데요, 쉽게 접하실 수 없는 맥주인 만큼 이곳에서 꼭 드셔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옥과 그리스 음식이라는 이색적인 조화를 즐기시며 신선한 채소와 올리브 그리고 맥주 한 잔 추천해 드릴게요. 하이바 💨 의 <스피릿만큼은 제법 장인급> : 북촌한옥마을이 종로구에 있었다니 ▲ 여행 당시 직접찍었던 북촌한옥마을의 사진 아주 오랫동안 저에게 서울이란 기차를 타고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는 뉴욕이나 런던과도 같은 도시였습니다. 서울에는 홍대에서 기타를 치고 예술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명동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먹고 옷을 구경하는 외국인들이, 그리고 서울
어디에 사는지는 모르겠으나 매일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있었거든요. 물론 언젠가는 꼭 입학하고 싶었던 대학교들도 모두 서울에 있었구요. 서울 다음으로 큰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사람, 서울 문화,
서울의 (말로 형용할 수 없지만 아무튼 대단해 보이는) 것을 동경해 온 저는 종종 부모님을 졸라서 서울로 여행을 가곤 했는데요. 초등학생 때
가족들과 다함께 63빌딩의 꼭대기층에 올라가 일명 ‘서울
구경’을 했고, 중학생 때
빅뱅 콘서트를 보기 위해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 가 굿즈 줄을 두 시간 동안 서기도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친구 S와 떠났던 서울 여행은 부모님의 동행 없이 최초로 외박을 한 여행이라는 점에서 열일곱의 저에게 매우 특별했는데요. 사실 난생
처음으로 ‘온리전’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그 특별함의 정도가 더욱 강해졌습니다. ‘온리전’이란 한 주제 (드라마, 애니메이션, 아이돌 등)을 깊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창작한 물품 (글, 그림, 스티커나 뱃지 등)을 판매하는 일종의 벼룩시장인데요. 대부분의 온리전은 서울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에 저는 가고 싶은 온리전의 소식, 참여 후기들을 블로그를 통해 그저 바라만 보며 참관객들을 잔뜩 부러워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저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때 열렬히 좋아했었던 빅뱅 중 두 멤버의 제 1회 온리전이 열린다는 대대적인 홍보 포스터를 보게 되었는데요. 당시 빅뱅급의 팬을 거느렸던 인기 작가님께서 온리전을 위해 호주에서 한국까지 오신다는 소식까지 접한 저는 미치기 일보직전의 상태였습니다. 결국 어떻게든 온리전 날짜에 맞춰 서울에 가고 말리라는 다짐 하에 부모님을 간절히 설득했죠. 빅뱅을 등장인물로 소설 쓰는 작가 만나러 간다는 얘기는 쏙 빼고요. 딸의 안위를 깊이 걱정하신 부모님께서는 동행할 친구와 스케줄표를 제출할 시 금전적 지원을 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중학생 때
역시 빅뱅을 좋아했던 친구 S는 흔쾌히 제 여행에 동참하겠다고 의사를 밝혔고, 우리는 스케줄표에 ‘온리전 참가’ 대신 ‘경복궁 방문’, ‘인사동 구경’, ‘명동에서 쇼핑’ 등과 같은 건전한 (?) 문구들을 채워넣었습니다. S와
저는 건대에서 호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신 작가님을 만나고, 훈훈한 외모로 인기가 상당했던 모 작가님께서 입에 넣어주시는 초콜릿을 받아먹었습니다. (그날이 발렌타인데이였거든요...) 물론 부모님 몰래 일탈을 즐겼던 온리전 참관도 좋았지만, 스케줄표에 적어
놓은 곳들에서의 경험 또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곳은 북촌한옥마을이었습니다. 당시 북촌한옥마을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시작했는데요. 끝없이 펼쳐진 기왓장과 돌담 아래에는 예쁜 카페, 식당, 소품가게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오래된 동네에서 새로운 공간들이 생겨나고, ‘힙스터’들이 그곳을 찾아다니는 문화가 있기 전이라 일명 ‘구(舊)와
신(新)의 만남’에
나름의 충격을 받았었죠. 저와 S는 그 유명한 홀리데이 필터로 서로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 준 뒤 문어꼬치를 나눠 먹고 멋진 인테리어의 피자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가끔 건대
근처를 지나갈 때, 경복궁 근처
새로 생긴 독립 서점에 들어가 책을 구경할 때, 그리고 북촌한옥마을이 사실 서울의 북쪽이 아니라 종로구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S와의 여행이 떠오르곤 합니다. 온리전 때
사인까지 받은 책들은 제 책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홀리데이 필터로 찍은 서울의 풍경은 이제 와서 보니 지나치게 누르스름하지만 여행의 기억은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도 제 머릿속에 남아 있기를 바라요. 스물일곱에서 여덟으로 넘어갈 때 S와 북촌한옥마을에 다시 가 보고 싶습니다. 그때는 고등학생의 저보다 네이버 지도를 보며 길을 찾는 법도, 지하철 방향은 반대로 타지 않는 법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한옥마을 앞
멋진 피자집에서 맥주도 한 잔 할 수 있을 거고요. 여러분들은 한옥과 관련된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저처럼 부모님 몰래 온리전에 가 보신 분은 분명 계시리라 믿습니다. (뜨끔한 표정 다 보입니다. 하하)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하단 버튼을 클릭해 적어주세요. 다음 뉴스레터의 가장 하단에 부녀자들의 피드백을 담아 보내드릴게요. *혹시 남긴 피드백이 부녀자들 뉴스레터 답변란에 기재되지 않길 원하시나요? 그럴 땐, 피드백 마지막 줄에 꼭 비밀이라고 남겨주세요! 💌 부녀자들의 따끈따끈한 답변 💌 '부녀자사랑산악회' 에 달린 피드백 초여름이나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제가 제일 좋아하는 등산 시즌이랍니다. 계곡물 냄새가 밴 바람도 슝 들이마시고~ 고개 꺾어서 하늘도 감상하고~ 흑... 상상만 해도 행복해져요. 풀 속에 묻혀서 걷다 보면 기분이 정말 상쾌해지잖아요. 계속 걷다 보면 소음도 사라지고(흙을 밟는 소리와 제 숨소리만 들려요,,,) 고민들도 소음이랑 같이 전부 사라지는 느낌! 그 느낌이 저를 끊임없이 산으로 이끈답니다,,,^.^who who 그런 의미에서~ 집에서도 산을 느낄 수 있는 음악 추천해드리고 전 이만 사라질게요,,,부녀자들 이번 호도 땡큐~ 레인의 답변 이렇게 역으로 멋진 노래를 추천해주시다니요. 정말 감사해요. 저도 몹시 더워지거나, 추워지기 전 산에 오르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나뭇잎을 통해 실랑이는 바람을 보는 그 느낌이 엄청 좋지 않나요?! 전 늘 눈으로 산을 보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구독자님 덕에 앞으로는 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산을 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래를 들으며 집에서 늘 산을 생각할게요. 그리고 산에 가서도 이 노래를 들으며 행복을 가득 느낄게요. 감사해요! |